[웹소설/단편소설] 당신의 칫솔을 버렸다
언제부터 였을까, 생각을 해봤는데 이제는 모르겠다. 그냥 자연스럽게 당신과 엮이게 된 것 같다는 생각. 그때의 난 꽤나 느슨한 삶을 살고 있었다. 그런 거 있잖아. 집, 회사, 집, 회사. 회사 일이 내 머리채를 끌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만드는 그런 삶. 별다른 생각도, 고민도 없이 그저 1m 반경만 보며 사는 거. 그래서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. 왜냐하면 내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당신과 보냈으니, 그건 일종에 삶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. 그러니까, 당연히 당신과 동화되게 되었다고, 마음으로부터 자연스레 뇌까지 번졌다고. 나는 천성이 어딘지 모르게 둔한 사람이었다. 첫 섹스도, 첫 데이트도 잘 기억을 하지 못했다. 장소, 시간뿐만 아니라 당시의 감정까지도, 그랬다. 그래서 당신은 ..
2023. 7. 12.